2022년 04월 04일

기획특집: 언론인의 아시아 인식(2)
BTS, 미얀마, 아시아: 노동력과 시장의 관점을 넘어서

한국인들의 관심이나 언론의 국제뉴스 보도는 여전히 아시아보다는 서방을 향할 때가 많지만, 우리 곁에는 이미 아시아에서 온 이들이 175만 명이나 들어와 있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면서 아시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도 넓어지고 있다. 네팔 지진이나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참사 등에 대한 관심, 미얀마의 쿠데타와 중국의 홍콩 탄압을 보면서 느끼는 연대의식 같은 것들이 그런 예다. 그들을 ‘노동력’이나 ‘시장’으로만 보는 관점을 벗어나 지구 시민사회의 동료로 여기고, 우리 안의 이웃들을 이해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민주주의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23년 03월 27일

K팝이 세계와 조우하며 마주하는 인종과 젠더의 문제

2010년대 이후 K팝의 글로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K팝 산업을 둘러싼 인종과 젠더 이슈들이 새롭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관성적으로 수용되던 K팝의 표현 및 재현 양식들이 글로벌 수용자와 만나면서 갈등과 균열의 지점들이 포착되기 시작한 것이다. K팝의 혼종성이라고 이해되던 것 속에는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의 위험이 내재해 있고, K팝의 초국적성은 사실상 민족주의 또는 ‘K중심주의’의 한계를 지닌다. 또한, K팝이 여성성 또는 남성성을 재현하는 방식에는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만한 지점들이 있지만, 한편으로 표피적인 변화에 불과하여 젠더화된 산업의 논리를 지속시킨다. K팝 산업의 위상이 달라져 가는 현재, 상업주의적 전략을 넘어서 동시대 글로벌 사회가 요구하는 문화감수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23년 06월 26일

K-Pop 팬덤과 아시아 청년세대의 정체성 운동

팬덤으로 조직되는 대중문화의 수용자들은 대중음악을 통해서 각자의 의미를 추구하며, 팬덤은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적 상상을 투사하는 플랫폼이 되어준다. 아시아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한국 바깥의 K-Pop 팬덤은, K-Pop을 자신들의 사회적 특성, 문화적 지형, 정치적 쟁점 등의 맥락에 따라 전유하면서 집단행동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양상은 문화적 보수주의와의 갈등 및 협상, 정치적 권위주의에 대한 반발, 혹은 국가의 공식적 민족주의 의제에 대한 적극적 지지까지 다양하다. 수용 현상으로서의 K-Pop은 지역적 맥락에 따라 ‘여러 K-Pop들’로 분절되고 있는바, 아시아를 이해하는 렌즈로서 K-Pop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