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 후 30년, 한 세대가 지났다. 1989년 11월 9일 동독 인민의 평화혁명은 베를린 장벽(Berliner Mauer)을 무너뜨렸다.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아무런 본보기도 없었지만, 독일국민은 이 상황을 신속 과감하게 통일로 이끌었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안되어 독일은 통일하였다. 독일통일은 소련과 동구 공산정권의 붕괴, 유럽통일로 이어졌고 자유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온 지구를 휘감았다. 당시 중국에서는 반대로 천안문사태를 무력으로 진압하였고 한국에서는 데탕트(detente) 정책을 시행하였다. 독일통일에 대해서는 ‘흡수통일’, ‘너무 급했다’거나, 심지어 재앙을 초래하였다고 하기도 하였다.
30년 후 통일에 대한 독일인들의 인식은 ‘성공적이었지만 불만도 있다.’는 말로 요약된다. 문제가 남았지만 지금 통일을 후회하는 독일인은 없다. 통일독일은 유럽의 중심 강국으로 일어섰고 안정적 경제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여전히 적대적 갈등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분단, 즉 반쪽의 자유와 유사평화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했으면 미래에서라도 배워야 한다. 독일은 한반도 통일의 사실상 유일한 본보기, 즉 우리의 미래이다. 우리는 독일통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