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은 1967년 창립 이래 지난 50여 년간 어느 특정 강대국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국가들과 다면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일종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최근 미중 전략경쟁 격화에 따른 미중 간 양자택일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이 향후 어느 한쪽 편을 드는 단선적인 외교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어느 하나와 배타적 관계를 맺기보다는 양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다원적 외교를 통해 자신들의 외교적 옵션과 선택지를 넓히고자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외교적 자율성과 공간을 확보하고 동시에 역외 강대국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치·경제적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이러한 균형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법은 아세안 개별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