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브리프> 2021 총 정리: 향후 편집 방향과 신년 특집

김용호 (아시아연구소)

올해 <아시아 브리프>의 마지막 호는 편집위원회가 직접 독자와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지난 3월 창간한 이래 <아시아 브리프> 편집위원회는 아시아의 주요 현안을 분석하기 위해 아시아연구소를 중심으로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글을 청탁하여 편집·디자인한 후 독자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런데 이번 호는 올해를 마감하면서 편집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편집위원장이 지난 10개월간의 <아시아 브리프>에 대한 총 정리와 함께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향후 편집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내년도 신년 특집을 소개한다.

<아시아 브리프>의 목표

<아시아 브리프>는 국경을 초월하여 아시아 지역의 인식공동체(epistemic community) 형성을 목표로 창간되었다. 인식공동체는 국경을 초월한 전문가 집단이 아시아 지역의 주요 현안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행동하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이러한 인식공동체가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통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럽통합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식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에 유럽통합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아시아 브리프>는 이런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시아의 최근 현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여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정부인사, 공공기관 종사자, 기업가, 학계와 언론계 전문가, 일반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 서울대 대량메일을 통해 온라인으로 약 7만명에게 발송한다. <아시아 브리프>가 한국인들의 아시아 진출 전략에 도움을 주고, 아시아인들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아시아연구소가 작년부터 야심차게 수행하고 있는 HK+ 사업의 목표인 “메가 아시아(Mega Asia)” 형성을 위한 공론장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메가 아시아란 네트워크화된 지역으로서 아시아의 변화를 파악하는 분석적 도구이자, 아시아인들이 스스로 만들어갈 미래를 담아내는 전략적 개념이다.

<아시아 브리프> 2021 총정리

그 동안 <아시아 브리프> 편집위원회는 3가지 종류의 글을 발간하였는바, 창간 관련 글, 중대 현안 분석 글, 그리고 기획 특집 주제를 다룬 글이다. 창간 관련 글은 모두 5편인데 박수진소장의 “창간사: 아시아의 인식공동체 형성을 위하여,” 이재열교수의 “아시아가 가는 길: 디지털 플랫폼 사회와 한국,” 그리고 이어령선생의 “문명 전환과 아시아: 생명화·상생·창조력의 신문명시대에 대한 메모” 등이다. 그리고 창간을 기념하여 2번의 행사를 가졌는데, 첫 번째는 “아브라함 협정의 장래”를 주제로 주한 아랍에미리트와 이스라엘 대사 및 전문가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한 후 강연과 토론의 요약문을 게재하였다. 또 유연철 기후변화대사를 초청하여 “P4G 서울정상회의의 성과와 과제를 중심으로 한국 녹색외교의 미래”에 대해 강연과 토론을 가진 후 요약문을 게재하였다.

한편 중대 현안을 분석한 글은 모두 5편인데, 미얀마 군부 쿠데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중국공산당100주년, 한반도 종선선언 등이다. 그리고 기획특집은 총 6개(코로나 19의 정치와 외교, 아시아와 한류, 아시아 국가의 경제, 아시아의 미래와 전략, 아시아 국가의 과학기술 경쟁력, 해외 전문가 시각)의 주제를 다루었다. 독자들이 한류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고, 한중일의 휴먼증강기술개발 동향에 관한 글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아시아 브리프>가 발간한 총38편의 글을 주제, 필자의 소속, 지역과 국가별로 분류해 본 결과, 주제는 외교 안보 분야가 15회로 가장 많았고, 필진의 경우 아시아연구소를 비롯한 서울대가 15명, 외부 전문가 18명, 해외 전문가 6명이었다. 그리고 지역을 보면 동북아를 다룬 글이 17편으로 단연 우세하였고, 국가·지역별로 보면 한국 6편, 중국 7편, 동남아 6편, 일본 4편, 인도 3편이었다. 특기사항은 6명의 해외 전문가를 초청하여 아시아의 다양한 현안을 분석한 글을 게재함으로써 인식의 지평을 넓혀 인식공동체 형성에 이바지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비판적 성찰과 향후 편집 방향

창간 이래 <아시아 브리프>는 수많은 독자들의 높은 관심과 뜨거운 격려 속에 날로 발전하고 있어서 편집진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편집위원장을 중심으로 3명의 편집위원, 1명의 편집간사, 4명의 편집조교, 1명의 디자이너가 매주 정기적으로 편집회의를 개최하여, 지난 호에 대한 평가와 함께 다음호에 대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그런데 매호마다 편집과정이 완벽하지 않았고, 또 <아시아 브리프>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편집진들은 단기적으로 다음 2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주제와 필자 선정은 물론 편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째,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독자들이 아시아 브리프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 흥미진진하게 열심히 읽을 것인가? 다양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과 현실적 필요성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편집진은 주제와 내용 등이 “무겁지 않게, 가볍지 않게”라는 추상적인 원칙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아카데미즘(academism)과 저널리즘(journalism)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나 전공자가 아닌 대학생이나 일반인들이 아시아의 현실과 미래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주제, 그리고 쉽게 설명한 글을 게재하려고 노력했다. 지금까지 <아시아 브리프>가 이러한 편집 방향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여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이다. 적어도 <아시아 브리프>의 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앞으로 편집진은 독자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더욱 정성스럽게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둘째, <아시아 브리프>의 내용이 얼마나 충실하고, 분석적이며 정책적 제안이 설득력과 임팩트가 있나? <아시아 브리프>의 현실적 목표는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가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아시아 브리프>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부단 없는 노력을 경주하고자 한다. 또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편집진만의 노력으로 불가능하므로 <아시아 브리프>를 위해 글을 쓰는 전문가들, 그리고 독자들의 끊임없는 협조와 비판이 필수적이다. 편집진은 이러한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서 차근차근 성과를 쌓아올림으로써 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

2022 신년 특집 소개

<아시아 브리프>가 지난 10월부터 아시아연구소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협력을 얻어 신년 특집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그 결과, 다음 호(2022년 1월 3일자)부터 1개월간 13회에 걸쳐 신년특집을 발간한다. 이 특집은 “아시아에 새로운 시대가 오는가?”라는 대 주제 아래 2021년 아시아의 주요 이슈에 관한 SNS 분석,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에 대한 설문조사, 2022년 아시아 정세 전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특집을 마련한 배경은 세계의 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이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연 미국 주도의 현행 아시아 질서가 장차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것인가? 그런데 아시아의 미래 질서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아무도 정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브리프>가 논의를 체계적으로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번 특집을 마련하였다. 첫째, SNS분석은 올해 한 해 동안 온라인에서 어떤 이슈가 큰 관심을 끌었나, 이슈가 어떻게 진화했나. 유저(user)들이 이슈에 어떻게 반응했나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1) 예컨대 트위터 사용자들이 2021년 한 해 동안 미중전략경쟁에 어떤 관심을 가졌나, 미국이나 중국을 얼마나 신뢰하나, 그 근거는 무엇인가, 양국의 경쟁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SNS분석을 통해 미중경쟁을 포함하여 아시아의 주요 이슈에 대한 온라인 행동주의가 전개되고 있는 양상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동일한 이슈에 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인식과 태도에 있어서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비교를 위해 아래에 소개하는 일반인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이다. SNS분석이 1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매년 실시되는 경우 한국인들의 아시아 관련 온라인 행동주의의 장기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국의 미래와 아시아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2) 과연 한국인들은 아시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국가 정체성(identity)이나 민족 정체성에 버금가는 아시아 정체성을 점차 형성하고 있는지, 한국인들의 아시아 이미지는 어떠한지, 아시아 문화 경험은 어떠한지, 아시아 지역이나 국가 별로 호감도는 어느 정도인지, 아시아의 주요 외교 현안을 포함한 주요 이슈를 무엇으로 보는지, 아시아의 장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상세히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은 한국인의 아시아 진출, 아시아인의 한국 진출, 아시아의 장래 등을 논의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특히 이러한 설문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한국-아시아의 관계가 어떻게 진화 발전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신년 특집은 2022년 아시아의 주요 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 10월부터 3단계 작업을 통해 주요 이슈를 선정하였다. 처음에 아시아연구소의 5개 지역연구센터로부터 각 지역의 주요 이슈를 3개씩 전달받았다. 이를 토대로 편집위원회가 토론을 거쳐 11개의 이슈(코로나 사태, 환경 문제, 시민사회의 흐름, 한류 현상, 미중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아시아의 대응, 시진핑 체제, 한일관계, 미얀마와 아세안 민주주의,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영토분쟁 등)를 1차적으로 선정하였다. 이 외에도 북한과 이란 핵문제, 대만 문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분쟁, 인도-파키스탄 갈등, 아랍-이스라엘 갈등 등이 주요 이슈로 제기되었으나 중요도에서 밀려났다. 마지막 단계는 편집위원회가 선정한 이슈를 SNS분석과 설문조사에서 나온 주요 이슈와 비교하고, 그 차이를 설명하려고 한다. 이렇게 선정된 이슈에 대하여 아시아연구소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이 2022년에 각 이슈별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를 전망하도록 요청하였다.

<표1> 2022년 신년특집 <아시아의 새로운 시대> 발간계획

2022년 아시아 정세를 전망하기 위해 선정된 11개 이슈를 분류해 보면(표1 참조) 지역의 경우 아시아 전반이 6개, 동북아가 2개, 동남아가 1개, 서아시아가 1개, 중앙아시아가 1개로서 아시아 전반에 걸친 이슈가 단연 많다. 한편 이슈 영역을 분류해 보면 사회가 1개, 문화가 1개, 정치가 2개, 국제경제가 1개, 국제정치가 4개, 환경이 1개, 보건이 1개로서 국제정치경제 분야 이슈가 가장 많다. 그리고 필자의 소속을 분류해 보면 아시아연구소 소속이 7명, 서울대 소속이 3명, 외부 전문가가 1명으로 주로 아시아연구소 연구진들이 집필하였다. 그런데 <아시아 브리프>는 이번 신년 특집을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기획하여 마련하였다. 그 결과 중앙일보가 별도로 2022년 1월 10일경부터 보도할 예정이다. 독자들이 <아시아 브리프>는 물론, 중앙일보의 보도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1) <아시아 브리프>는 SNS분석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 전문회사인 바이브(VAIV)에게 2021년 아시아의 주요 이슈 관련 데이터 분석을 의뢰하였다.

2) <아시아 브리프>는 한국리서치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결과 35개 항목에 걸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 조사를 마쳤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1권 39호 (2021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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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아시아, 아시아연구소, 아시아브리프, 아시아인식공동체, 신년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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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용호 (kimyh1358@snu.ac.kr)

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브리프> 편집위원장, 윤보선민주주의연구원 원장, 미래문명포럼 회장
전) 인하대 교수,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인촌 펠로우, 한국정치학회 회장, 중앙선거관리위원

저서: 『민주공화당18년, 1962-1980년: 패권정당운동 실패의 원인과 결과』 (아카넷, 2020),
『외교영토 넓히기: 대한민국 수교역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2016),
『북한의 협상 스타일』 (인하대출판부, 2004),
『한국정당정치의 이해』 (나남,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