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프리카 회고: 아프리카의 2024년과 아시아

조준화 (서울대학교)

2024년은 국제적으로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컸던 한 해였다. 글로벌 공급망 경쟁 속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주요국들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다자회의를 열었다.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과 정치적 불안정성 등 당면한 과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이 33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또한, 아프리카 주요국(세네갈, 보츠와나, 모리셔스, 가나, 소말릴랜드)에서 일어난 정권 교체의 결과는 아프리카 내부 변화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
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2024년은 아프리카 지역에 여러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해였다. 2024년 아프리카 지역에서 일어난 주요 5대 사건은 다음과 같다.

  1.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2024년 6월 4-5일 양일간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첫 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아프리카 유엔 회원국 54개 국가 중 한국 정부가 초청한 48개국이 모두 참석했고 이 중 33개국의 정상급이 참여하며 정상회의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주요 성과로는 교역, 투자, 핵심 광물 분야에서 지속적 협력을 위한 제도 마련을 노력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100억 달러까지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계속 확대하기로 하였다. 또한 2026년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여 본 정상회의 결과를 종합 평가하고, 차기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 등을 논의하기로 하였다.

  1. 글로벌 자원 및 에너지 공급망 경쟁과 아프리카

2024년은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로 인해 국제 기업을 포함한 세계 광물자원 매장량의 30%를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한 해였다. 서구 국가를 중심으로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탈중국화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며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크게 노력하였다.

  1.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 시행

2021년 1월 아프리카 대륙을 단일 시장경제로 묶는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이 공식 출범한 이후, 2024년 아프리카 대륙의 주요 시장인 남아공과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37개국에서 공식 시행됨으로써 향후 아프리카 역내외 무역의 가속화가 아프리카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과 아프리카: 러시아의 아프리카 세력 확장

다극화된 세계 속에서 2024년은 주요국(이탈리아, 인도네시아, 한국, 중국)의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다자외교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특히 2023년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래 러시아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자원, 안보, 에너지, 외교 분야에 있어서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하였다.

  1. 주요 아프리카 국가 선거(17개국): 세네갈, 남아공, 보츠와나, 가나 등

올해 아프리카에서는 17개국에서 주요 선거를 치렀다. 5개국(세네갈, 보츠와나, 모리셔스, 가나, 소말릴랜드)에서 독립 이후 줄곧 집권당을 유지해 온 정당이 선거에서 패배하였다. 이와 같은 경향은 경제 침체, 부패에 대한 대중의 반감, 잘 조직된 야당의 등장으로 가능하였으며, 이러한 현상은 아프리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1.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2024년은 한국에서 가장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의 한-아프리카 장관급 회의로부터 시작한 한국과 아프리카의 교류와 협력은 2024년 6월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을 처음으로 초청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라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정상회의 공동 선언문에 따르면 앞으로 한국과 아프리카는 교역, 투자, 핵심 광물 분야에서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를 출범 시키고 아프리카 국가와 최초의 경제동반협정(EPA) 통상 협력을 추진하는 등 향후 협력을 위한 제도화에 큰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2030년을 목표로 100억 달러까지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계속 확대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약속과 협력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 협력 방안이 잘 추진되고 있는지 후속 조치를 강화하여야 향후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더 깊고 지속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1. 글로벌 자원 및 에너지 공급망 경쟁과 아프리카

국제적으로 미중 경쟁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아프리카의 역할이 크게 주목받는 한 해였다. 아프리카는 세계 주요 원자재를 30%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리튬, 코발트 백금 등 일부 핵심 광물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공급망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서구와 중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공급망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였다.

  1.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 확대 추진

아프리카 국가들은 2019년 5월 22개 국가가 비준을 완료하며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TA)를 같은 해 7월 공식 출범하였고, 코로나로 6개월 연기된 후 2021년 1월 공식 출범하였다. 회원국으로 가입한 아프리카 55개국과 8개의 아프리카 지역경제공동체(REC)를 하나로 묶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협정은 인구 약 13억 명, 국내 총생산 약 3조 4천억 달러의 세계 최대 단일 자유무역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4년 상반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와 같은 아프리카 주요국을 포함하여 2024년 10월까지 37개국의 아프리카 국가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본격적으로 시행함으로써, 향후 아프리카 역내외 무역을 가속화하여 아프리카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 비준 현황
출처: tralac

  1.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과 아프리카: 러시아의 아프리카 세력 확장

2024년은 미·중 갈등, 러·우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불리는 지역과 국가들이 전략적 요충지로 떠올랐다. 집단 외교(collective diplomacy)를 특징으로 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글로벌 사우스의 주요한 축으로 부상하였다. 2023년 아프리카 연합(AU)이 G20의 회원국으로 가입하며 글로벌 사우스의 주요한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는 한편, 러시아 또한 새로운 세계 질서 재편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아프리카 사헬 지역 국가(니제르, 말리 등)에 군사를 지원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세력 확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한 해였다.

  1. 주요 아프리카 국가 선거(17개국): 세네갈, 남아공, 보츠와나, 가나 등

올해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7개국에서 주요 선거를 치렀다. 기존 집권당 후보가 당선되고, 여러 정치적 상황으로 선거가 연기되는 곳도 많이 있었지만, 세네갈, 보츠와나, 모리셔스, 가나, 소말릴랜드에서는 독립 이후 줄곧 집권당을 유지해 온 정당이 선거에서 크게 패배하는 결과가 있었다. 비록 집권당을 유지는 하였지만, 집권당이 가장 저조한 지지율을 얻은 남아공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첫 연립정부 구성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나미비아에서도 야당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정당성을 의심하며 집권당이 가장 낮은 지지율을 얻게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의 경향은 경제 침체, 부패에 대한 대중의 반감, 잘 조직된 야당의 등장으로 가능하였으며, 특히 야당이 과거 경험으로부터 많은 경험을 통해 여러 정치적 변화를 이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여전히 공고한 권위주의 정권이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권위주의가 확산되고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정부가 선거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는 아프리카가 종종 인식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민주적 회복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4권 40호 (2024년 12월 23일)

Tag: 한-아프리카정상회의, 글로벌공급망, 글로벌사우스, 아프리카선거,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

이 글과 관련된 최신 자료

    • 김경하 (2023). “자주적 경제 통합을 향한 아프리카의 여정: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추진 배경과 과제.” 『다양성+Asia』 6(2), 아시아연구소. https://diverseasia.snu.ac.kr/
    • 김태균 (2024). “글로벌사우스의 부상과 아프리카의 위치권력.” 『아프리카위클리』 9월 27일. https://k-af.or.kr/
    • 박종대 (2024).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결산: 성과, 교훈 그리고 과제.” 『아프리카위클리』 6월 28일. https://k-af.or.kr/
    • Boussion, Mathilde (2024). “South Africa: The ANC’s historically low score signals the end of its political dominance.” Le Monde, June 3. https://www.lemonde.fr/en/le-monde-africa/
    • Cheeseman, Nic (2024). “Ghana becomes record fifth African nation to see opposition victory this year.” BBC, December 9. https://www.bbc.com/
    • Erasmus, Gerhard (2024). “AfCFTA update: Current status and next steps.” TRADE UNIONS IN THE AFCFTA, March 5. https://tradeunionsinafcfta.org/

저자소개

조준화 (jh_cho@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 강사, 연세대학교(미래) 글로벌행정학과 연구교수

<주요 저서와 논문>

“What is Global Saemaul Undong in Africa? – Critical Examining its Myths and the Reality in Rwanda.” International Development and Cooperation Review 15(1), 2023.

“Why South Korea is interested in Rwanda: Korean Perspective on Good Governance,” Journal of International and Area Studies 30(1), 2023.

“아프리카 지역공동체의 안보역할연구: ECOWAS와 SADC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주요이슈 브리핑』, 2022.

“공유된 역사, 엇갈린 국경 –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경계 논쟁.” 『숭실사학』 47, 2021.